우리나라 학생들은 세계적으로도 공부를 매우 열심히 하는 편에 속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내용들이 과연 쓸모있는 것인지를 따져보면 "거의 쓸일이 없다"고 보는 것이 대부분이 동의하는 결론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쓸모없는 것을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것일까요? 바로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대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은 과연 얼마나 쓸모가 있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학교에서, 학원에서, 도서관에서 항상 열심히 공부를 하지만 공부를 하는 목적의 대부분은 그것이 실제로 쓸모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떤 자격요건을 획득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좋은 대학교, 좋은 직장, 자격증, 고시, 공무원 등등..
각 개인에게는 시간과 노력의 낭비이고, 사회적으로도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낭비를 줄이고 무언가 쓸모있는 것을 배우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순수하게 그냥 궁금해서, 또는 학문을 연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이유는 그것을 어디엔가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
인터넷 덕분에 지식은 이미 우리 주변에 흘러 넘칩니다. 원하는 지식은 인터넷이나 도서관에서 얼마든지 찾아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지식을 암기하도록 하는 교육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열심히 암기했던 지식은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그리고 나중에 사회에서 그 지식이 필요할 때 우리는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도서관에 찾아갑니다. 외우지 않아도 언제든지 지식을 찾아서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에서는 지식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지식을 찾는 방법, 그리고 다양한 지식을 조합하여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방법,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내는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조직활동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는 동안 조직 활동에 대한 것들을 거의 배우지 못한 채 졸업을 합니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면 대부분의 일들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조직은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여 있다고 해서 굴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있어야 하고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규칙이 있어야 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토론, 회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것들 역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하나의 과목이자 지식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팀을 이루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찾아 공부를 하면서 이것을 의미있는 형태로 조직해 볼 수 있으며(예를 들면 보고서와 같은 형태로), 조직생활을 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말을 듣지 않는 팀원, 무임승차하는 팀원 등)을 경험해 보면서 향후 자신들이 사회에 나가 필연적으로 부딪히게 될 다양한 문제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일이 아닌 '인간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상황의 상당부분 역시 '인간관계'로부터 발생합니다.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그리고 이 일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는 모두 알지만 의사소통 부족이나 책임 떠넘기기, 개인간 혹은 부서간 갈등 등의 문제 때문에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전혀 배우지 않은채, 사회에 나가면 거의 쓰지 않을 지식만을 열심히 배우고 사회활동에 투입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조직 속에서 온갖 비효율과 불합리를 겪으며 지쳐 갑니다.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이 일찍부터 팀 프로젝트를 수행해 봐야 합니다. 진짜 필요한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몸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나고 나면 잊어버릴 지식이 아닌, 진정으로 쓸모있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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